대구 보호센터 반려동물 44%, 폐사 수준의 자연사 "충격"

입력
2024.07.08 17:00
대구시의회 8일 '반려동물 복지개선 토론회' 개최
윤권근 의원 "입양하면 세상떠날 때까지 책임져야"
이형주 "동물학대 2010년 69건, 2022년 1237건"
채일택 "대구 자연사 비율이 44.1%, 전국평균 1.5배"
황순자 의원 "동물복지 몇 단계 높일 수 있도록 노력"

대구에서는 동물보호센터에 맡겨진 반려동물의 44%가 폐사 수준으로 자연사하고 있고, 새끼고양이는 58.1%에 이르고 있어 일반 입양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대구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새시대 희망포럼'이 8일 시의회에서 개최한 '반려동물 보호 및 복지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반려동물에 대한 제도 및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물 학대와 유기, 주민 간 갈등 등 파생 문제들을 법과 제도적으로도 개선하면서 시민들이 반려동물을 같은 생명체로 볼 수 있게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를 제안한 윤권근 대구시의원은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해야 하는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라며 "대구시에도 14만 반려동물이 등록되어 있지만 책임 의식과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동물복지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선 이형주 (사)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는 "국민의 36%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2022년 기준으로 구조나 보호된 유실·유기 동물이 11만3,440마리나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실 및 유기동물 중 입양비율은 27.5%, 자연사 26.9%, 안락사 16.8%, 보호 중 12.5% 등으로 나타났다"며 "이중 폐사와 같은 자연사 비율이 높은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기동물 발생이유에 대해서는 '양육자의 책임 부족'이 65.8%고, 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동물을 사전에 충분히 알 기회 부족'이 32.7%나 된다며 "센터에 있는 동물을 일반인이 잘 입양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동물학대 신고 건수가 2010년 69건에서 2022년 1,237건으로 폭증했다"며 "학대행위자의 사육권과 소유권을 제한하고 다양한 형태의 학대에 대한 교육과 양형기준 신설, 행정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과 오위숙 대구동물보호연대 대표, 이준호 수성대 반려동물보건과 교수, 박준서 대구수의사회장, 임규호 (사)대구유기동물보호협회 대표, 김종오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채 국장은 "대구에서는 유실 및 유기동물의 자연사 비율이 44.1%로 전국평균 29.8%의 1.5배나 되고, 새끼고양이의 경우 58.2%나 된다"며 "이는 편안한 상태에서 늙어 죽는 것이 아니라 질병이나 상해로 고통 속에 죽는 것이기 때문에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시대 희망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황순자 대구시의원은 "대구서 공공 동물보호소로 입소되는 유기동물이 매년 4,500여 마리에 달하고, 이중 절반 이상은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되고 있다"며 "동물복지를 몇 단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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