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을 위해 중재국인 카타르에 협상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대화 국면에 긍정적인 변화 신호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여전히 강경일변도 전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 협상이 다시 암초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은 4일(현지 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측 협상단을 카타르 도하에 보내는 계획을 이날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협상단은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국장이 이끌며, 이달 6일부터 중재국인 미국 카타르 이집트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파견 승인 소식을 전했고, 두 정상이 협상 세부 사항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스라엘 측 태도 변화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이 최근 제시한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전날 '하마스의 수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승인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그간 협상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3단계 휴전안'을 공개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면 철수'를 요구하는 하마스와 '하마스 통치·군사력 파괴 전 불가'를 고집하는 이스라엘의 의견 차가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제시한 수정안에서 하마스는 요구 사항을 다소 완화한 듯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팔레스타인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서 철수하라'는 새로운 조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일부 철수'로 한발 물러나면서 이스라엘도 대화에 응하게 됐다는 얘기다. 미국 관리들은 BBC에 "교착 상태에 매우 중요한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여전히 변수가 많다. '전면 철수 요구'라는 커다란 문턱 하나는 넘겼지만 여전히 세부 갈등 요소가 산적한 탓이다. 게다가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한 전쟁 기조는 잠재적인 파행 요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도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주택 5,295채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해 팔레스타인인의 반감을 부추겼고, 바이든 대통령 통화에서도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마스와 연대를 표방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교전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과 무인기(드론) 총 200기를 퍼부었고, 그 결과 이스라엘군 장교 1명이 사망했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1명을 살해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다. AP통신은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과 교전 상황이 악화하며 새로운 무기를 확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