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엔 정상 체중이면 비만일 때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 높아

입력
2024.07.04 20:31

폐경 전 정상 체중인 여성이 비만인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경 후 여성에서 비만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폐경 전 여성에서 비만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었다.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와 한양대 박보영·마이트랜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20~54세 폐경 전 여성 12만여 명을 평균 6.7년 간 추적 관찰해 체성분(체지방량·체질량지수·허리둘레·근육량)과 유방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그 결과, 폐경 전 여성에서는 체질량지수(kg/㎡), 허리둘레(cm), 체지방량(kg)이 1단위씩 증가할 때마다 유방암 위험도는 1~4% 감소했고, 체중 대비 체지방량이 10%로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은 12% 감소했다. 근육량은 유방암 위험과 유의한 관련성은 없었다.

장유수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 뿐만 아니라 지방세포에서도 생성된다"며 "폐경 후 여성에서는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분비가 중단되지만 지방 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므로 비만해질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은 높아진다"고 했다.

장 교수는 "반면 폐경 전 비만 여성은 생리 주기 변화 등 난소에서의 에스트로겐 생산을 줄여 결과적으로 에스트로겐 노출량이 적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비만은 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혈관 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