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성금을 보내온 익명의 경남도민이 경기 화성시 리튬공장 화재 피해자를 위해 써달라며 또다시 온정을 나눴다.
4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모금회)는 익명의 기부자가 편지와 함께 성금 500만 원을 두고 갔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이날 오전 모금회에 발신 번호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작은 금액이지만 화성 공장 화재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모금함에 성금 500만 원을 두고 갔다고 알렸다.
모금함에는 실제로 기부금 500만 원과 기부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손편지가 있었다. 편지엔 "화성 리튬공장의 화재로 희생된 자국민과 이주민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만리타국에서 비보를 접한 가족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밉니다. 약소하나마 희생된 가족분들께 사용되길 바랍니다"고 적혔다.
모금회는 편지의 양식과 필체, 기부 방식 등을 고려했을 때 2017년부터 성금을 보내온 익명의 기부자와 같은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부자는 △매년 연말·연시 희망 나눔 캠페인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 사고 △2020년 코로나19와 호우 피해 △2022년 산불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서울 이태원 참사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등 27회에 걸쳐 기부했다. 기부금은 총 6억1,700만 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연말 나눔 캠페인 당시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인 5,930만 원을 내놓기도 했다. 기부자는 성금과 함께 남긴 편지에 "가난과 희생으로 현재 풍요의 밑거름이 되신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며 "1년 동안 넣었던 적금이 영세한 무료급식소 보조비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모금회 관계자는 "사회적 재난에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기부자의 고귀한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마음이 슬픔을 당한 피해자 유족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