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로 학생을 때린 교사의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법원은 학생이 받은 신체·정서적 고통을 인정하며, 이 체벌이 '교사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봤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고등학교 교사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자신이 담당하던 반 학생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일곱 차례 때려 신체·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학생이 지각하거나 수업 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체벌을 했다. A씨는 "신체에 손상을 줄 정도의 체벌이 아니었고 훈육은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형법 제20조에 규정된 정당행위는 '법령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일반인의 건전헌 윤리감정)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하지만 1심은 A씨의 행위가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반 학생들의 진술, 피해 학생의 진단서가 근거가 됐다. 체벌의 강도가 약하지 않았고, 피해 학생이 교사와의 관계 및 해당 폭행 탓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취지다. A씨는 피해 학생에 대해 "조울증이 심해 보였고 3월부터 반을 옮겨달라고 말한 적이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피해 학생에게) 체벌이 아닌 세심한 지도가 필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초·중등교육법에서 도구·신체 등을 이용해 학생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으로 훈육이나 지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면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다만, A씨가 스스로 그릇된 훈육 방식을 가졌다는 점을 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3,000만 원을 형사 공탁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자유심증주의(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 판단에 맡기는 것)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