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車 제네시스, 과거에도 급발진 의심 사고 있었다

입력
2024.07.04 11:04
4년 전 경기서 2세대 G80 사고에
누리꾼 90% "급발진 같다" 의견
2년 전에도 "브레이크 안돼" 제보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돌진사고를 일으킨 60대 운전자가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고차량인 제네시스 G80 승용차의 과거 급발진 의심 사고도 재조명되고 있다.

4일 자동차 사고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의 과거 영상을 보면, 2020년 2월 경기 광명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제네시스 G80 세단의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영상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아파트 단지 입구 길목을 주행하며 주변 차량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끝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아파트 입구 경계석을 들이받은 뒤 단지 안에 있는 쉼터(사각형 정자)와 나무를 차례로 충돌하고서야 정차했다. 사고 충격에 정자는 완전히 붕괴됐다.

사고 차량은 2017년식 G80으로, 시청역 사고차량(2018년식)과 같은 2세대 모델이다. 영상 속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는 남성 A(당시 55세)씨였고 조수석에는 그의 딸이 있었다. A씨는 한문철TV 측에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차가 가속됐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문철TV 측이 이 사고를 두고 온라인에서 차량 급발진으로 보이는지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만5,000여 명 중 91%가 "급발진으로 보인다"고 응답했다. 사고 영상에서 충돌하기 직전까지 차량 후방의 브레이크등이 점등된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차에 딸이 타고 있었는데 과속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철컥철컥" 브레이크 밟았지만…

2년 뒤에도 한문철TV에 제네시스 차량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제보됐다. 2022년 3월 69세 여성 운전자 B씨는 충남 예산의 도로를 달리다가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겪었다. 사고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운전자는 시속 50㎞ 수준으로 주행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 내부에서 "삐빅"하는 경고음과 함께 속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영상에는 "아이고! 이거 어떡해"하며 공포에 질린 B씨의 음성이 생생하게 녹음돼 있다. B씨가 차를 멈추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소리가 "철컥철컥"하며 들렸지만, 속도는 줄어들 줄을 몰랐다. B씨는 급기야 전방 차량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곡예 운전을 했다. 그는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 길가의 가로수를 들이받고서야 차를 멈출 수 있었다. 사고 차량이 폐차될 정도의 큰 충격이었다. B씨도 "브레이크가 딱딱해져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차량은 2020년 이후 생산된 3세대 모델로 추정된다.

시청역 사고차, 과거 리콜 명령

한편 서울 시청역 사고를 낸 제네시스 G80 차량은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은 모델로 나타났다. 2013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차량 가운데 제동장치 및 전자제어유압장치의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기 합선으로 관련 부품이 불에 탈 위험이 확인됐다. 다만 시청역 사고 차량은 해당 부품을 이미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