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장악된 ‘텅스텐 공급망’… 서방, 대안으로 한국 주목

입력
2024.07.03 21:49
CNBC “미국·유럽, ‘중국 이외’ 대체공급망 물색 중”
알몬티, 영월군 ‘상동 텅스텐광산’ 연내 가동 목표

세계 텅스텐 공급망의 80%가 중국에 장악된 상황에서 미국 등 서방이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텅스텐 분야에서 ‘탈(脫)중국’을 모색하는 행보의 일환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방송은 2일(현지 시간)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텅스텐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텅스텐 관련 기업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캐나다 ‘알몬티인더스트리’(알몬티)가 개발 중인 강원 영월군 상동읍 텅스텐 광산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상동 텅스텐 광산은 1990년대 문을 닫았던 곳으로, 알몬티는 최소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를 투자해 개발하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고,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텅스턴 공급 중 절반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 100%를 소유한 IMC그룹 자회사 IMC엔드밀도 올해 2월 대구시와 1,300억 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고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에 필요한 ‘텅스텐 분말 제조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텅스텐은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광물이다. 무기류·자동차·반도체·전기차 배터리·절단 기계 등에 널리 쓰인다. 다만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의 80% 이상을 지배하고 있는 데다, 생산 비용도 상승하는 추세여서 서방의 ‘대체 공급망 물색’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무역 갈등을 겪는 미국은 2022년 입법을 통해 2026년부터 중국산 텅스텐의 미국 군사 장비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올해 5월에는 텅스텐에 대한 관세도 인상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지난해 중국산 탄화텅스텐 관세 조치를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컨설팅업체 인디펜던스서플라이 비즈니스파트너의 마이클 돈호퍼는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공급업체들에 중국과 무관한 공급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텅스텐 공급망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지부진했고, 오래전부터 거론된 프로젝트 역시 미뤄지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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