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장·차남에게 넘어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을 잡았다.
3일 한미사이언스는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송 회장 측 우호지분은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하는 수준을 확보하게 됐다. 매매 이후 지분율은 송 회장 6.16%, 임 부회장 9.70%, 신 회장 18.9%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으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고 송 회장 측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송 회장 측은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의 큰어른으로서,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고향 후배로서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전문 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의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로부터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부터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차남 측이 승리하면서 경영권을 빼앗겼다. 당시 신 회장은 장·차남 측을 지지해 주요 캐스팅보트가 됐었다. 이에 따라 아직 의결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절차는 남았지만, 임종윤·종훈 형제는 코너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은 상속세 문제가 아직 남아 있고, 비전으로 제시했던 '뉴 한미' 계획도 본격화하지 못한 채 3개월여 만에 다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