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수술 후 복귀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 개인 통산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결승까지 갈 경우,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나 조코비치의 천적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코비치는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비트 코프리바(체코)에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프랑스오픈 16강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조코비치는 이날 무릎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경기에 임했다. 그는 경기 직후 "무릎 상태는 좋다"며 "오늘 경기력에 매우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수술 뒤 4주도 지나지 않았기에 다른 대회라면 모험을 하지 않았겠지만, 윔블던을 너무 사랑하기에 출전했다"고 출전 배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윔블던 8번째 우승 도전하는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기록에 도전한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만 8차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 5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을 정조준했지만,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에 밀려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현재 대진표대로라면 조코비치는 4강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와 맞붙는다. 츠베레프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2018년과 2021년 남자 프로테니스(ATP)에서 조코비치를 제압해 '조코비치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동안 전 애인 폭행 사건 여파로 성적이 저조했지만,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급격히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조코비치가 츠베레프를 꺾고 결승에 진출할 경우, 알카라스와 신네르 중 승자와 만나게 된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4강에서 승부를 치르는데, 알라카스가 이길 경우 결승에서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조코비치 대 알카라스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신네르가 승리할 경우, 세계 랭킹 1,2위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유일한 한국 선수 권순우, 1회전 탈락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출전한 권순우는 이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홀게르 루네(덴마크)에 0-3으로 패했다. 권순우는 루네와의 상대 전적에서 2전 전승으로 앞서 있었지만, 이날 브레이크 포인트 한 번 잡아내지 못한 채 완패했다. 권순우의 윔블던 최고 성적은 2021년 2회전까지 오른 것이다.
권순우는 15일 시작하는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함부르크오픈에 참가해 2024 파리올림픽 실전 감각을 익힐 계획이다. 함부르크투어와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 롤랑가로스는 모두 클레이 코트로 이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