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을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청년은 77%에 달한다. 10년 후 자신의 소득을 고려한 경우 그 비율이 낮아지는데, 특히 부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내집 마련 가능성을 58%로, 그렇지 못한 경우는 41%로 답할 정도로 차이를 보였다(국토연구원 2022년 조사). 우리 사회 청년 주거 미래의 한 단면이다.
"내 소유는 아니어도 10년 뒤 거처로 무엇을 생각하시느냐?"라는 질문에는 놀랍게도 10명 중 4명 가까이가 공공임대주택을 답했다. 이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공공임대주택이 갖는 저렴한 주거비와 주거안정성이 높게 평가받은 결과이기도 하고, 그만큼 청년의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공공임대주택은 건설형으로 아파트 단지 모습을 띈다. 공공임대주택의 재고가 부족하고 양적 확대가 시급하던 시기에, 택지개발을 통해 도시 외곽에 건설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새로이 공급된 건설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주거지와 직장이 분리되거나 원래 거주하던 커뮤니티로부터 멀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것 중 하나가 매입임대주택이다.
매입임대주택은 도시 지역 내에서 다가구주택 등 기존 주택을 매입하여 저소득주민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주거지 분리나 커뮤니티 이격의 문제가 완화되고 기존 생활권 내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있다.
매입임대주택 입주대상은 상당수가 주거 취약계층이다. 예를 들면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2030 저소득 청년, 자립 준비청년과 같이 주거지원이 절실한 청년들도 입주할 수 있다. 초기 노후주택을 매입하여 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에서 더 진화하여 대학생, 고령자 등 입주대상자의 특성을 설계단계부터 반영하는 신축 주택 공급방식도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소득 조건을 따지지 않고 중산층 무주택자에게 시세 90% 수준으로 공급하는 등 입주자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중시하는데, 그 형태는 국가나 시기, 도시별로 다양하다. 아파트 단지형, 도심 인근 소규모 분산형, 신규 주택 건설시 혼합의무형 등 그 방식에 정해진 답은 없다.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주민 수요에 반응하면서 정책이 진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에서 자력으로 적정한 주거를 마련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된다. 하나의 방식과 해법으로 다양한 계층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다. 청년, 노인 모두 도심 인접한 거주를 희망한다. 청년은 교통접근성, 노인은 병원 인접성을 중시한다. 다양한 계층의 여러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이 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