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돌진 사고를 두고 급발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가해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서 스스로 멈춘 것을 두고 지속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도 "(가해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서 선 부분을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3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정확한 건 조사를 통해서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교수는 "보통 자동차 급발진의 경우 벽이나 전봇대에 부딪치고 서는데, 그 차는 도로 한복판에 브레이크 후미등이 들어오면서 섰다"며 "그래서 이게 급발진이 아니고 운전자 오조작에 의한 사고가 아니냐라고 (사람들이)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가해 차량에 언제부터 후미등이 들어와 있었는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문 교수는 "브레이크를 어디서부터 밟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출발할 당시부터 후미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급가속이 일어나면 우리가 보통 급가속(급발진)이 됐다고 판단한다"며 "CCTV를 보고 판단해봐야 하고, 음성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해야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를 다 보고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또는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를 판단한다"며 "EDR 데이터를 신뢰 못 한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EDR은 컴퓨터 내부에 있는 데이터여서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가해 차량 운전자가 40년 동안 운수업에 종사한 베테랑 운전사라는 점에 대해서는 "(베테랑 운전사라는 이유로) 급발진이 절대적 원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그분이 오랫동안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 밟을 때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운전 경력이 40년 이상 됐다고 해서 오조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제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선 자신을 버스 운전기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버스와 승용차 운전 시 페달 밟는 습관이 다르다는 주장을 폈다. 전날 "버스(운전을) 오래했다면 습관이 생겼을 거다. 버스 페달은 승용차와 좀 다른데, 발을 아예 두 페달에 동시에 올려놓고 까딱까딱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끔 택시기사 중에 액셀과 브레이크를 습관적으로 번갈아가며 쓰는 분들이 있는데 버스 운전을 오래한 분들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