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억지스러운 출마를 변명하기 위해 우리 당을 지켜온 책임당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TK) 및 충청권 지자체장이 한 후보를 비판한 상황에서 당내 중진 의원까지 한 후보 견제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김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당대표가 되시겠다는 분이 당의 주인인 당원들을 경시한다면 이건 심각한 자가당착"이라고 적었다. 한 후보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김 의원에 대해 "작년 3월에 인위적인 지원을 통해 당대표가 됐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저 김기현을 선택한 53%의 책임당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어,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김기현을 지지했다고 말씀하고 싶으신가 보다"며 "한 후보자의 눈에는 자랑스런 우리 당원들이 그렇게 무지한 사람들로밖에 보이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자발적 지원이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인위적 지원이라는 주장 또한 견강부회"라며 "그때그때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은 상식을 가진 동료 시민들의 문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오신 당원들의 자존심을 폄훼한 점에 대해 사과하라"고도 요구했다.
당내 '친윤석열(친윤) 중진'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와 관련해 특정 후보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윤계가 한 후보를 호의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별개로 중진 의원 중 직접 목소리를 내는 이는 많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등 지자체장 중심으로 한 후보 저격 발언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 주류에서 '한동훈 비토' 여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