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에 걸린 채 8개월… 새끼 돌고래 "엄마 보살핌으로 버티는 중"

입력
2024.07.02 12:30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 종달이 현 상태 공개
해수부 "해양생물 구조치료 관련 제도 개선할 것"

지난해 11월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8개월째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양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이정준 감독(활동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마크(MARC),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로 구성된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종달이의 현 상태와 구조 상황을 공개했다.

구조단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엄마 돌고래가 무리와 합류하기 어려운 종달이 곁을 지키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구조단은 "종달이를 주변에 둔 채 먹이 활동을 하던 어미 돌고래는 선박이 접근하거나 소음이 들리면 곧바로 종달이를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며 "온전치 않은 몸으로 힘겹게 버틴 8개월 동안 종달이가 살아있는 건 어미 돌고래 보살핌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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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이는 한때 수면 위에 가만히 멈춘 상태에서 뒤집기를 계속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됐지만 현재 전보다는 호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입과 몸통에 낚싯줄이 엉켜 있는 상태라 구조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구조단은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하는 종달이를 발견하고 올해 1월 29일 꼬리지느러미 쪽 낚싯줄 일부를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4월 8일 긴급 구조 작업을 벌였고, 포획 허가를 받은 뒤 5월 24일에는 포획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구조단은 "종달이와 어미는 무리 속에서 발견되지 않는 날이 대다수였다"며 "최근 종달이 위치를 확인했지만, 장마가 시작되면서 구조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조단은 포획 허가 기간이 6월 30일 끝나면서 허가 기간 연장을 추진 중이다. 구조단은 "종달이가 구조단의 존재는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구조 작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야생동물은 매우 위험하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회피하거나 공격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구조단이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양생물 구조와 치료 체계를 세우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 제20조에 따르면 "부상을 입거나 어구 등에 의해 혼획된 해양동물의 구조·치료가 시급해 포획하는 경우 해양수산부로부터 허가권을 위임받은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없이도 가능하다"는 게 해수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다 규정을 명확히 하고 신속히 조치하기 위해 해수부는 구조 치료 방안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추진에 들어갔다.

해수부는 또 지자체가 설립하는 해양생태관이나 종복원센터를 해양생물 구조치료기관 거점센터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신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구조치료기관 방안 개선 및 거점 시설 확보, 민간기관과의 협력을 늘려가면서 관련 제도를 보완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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