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대형 태극기’ 설치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안심소득'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선 귀를 더 열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25일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설치를 골자로 한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통의 상징인 광화문광장에 지나치게 국가주의ㆍ전체주의적 색채를 입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오 시장은 “조만간 그 (비판적) 반응에 얘기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계획 재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한테도 돈을 줘야 불만이 없다’는 기본소득과 관련된 이 전 대표의 발언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 전 대표의 언급은) 궤변 중에 백미”라며 “똑같은 돈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논리적 근거를 찾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책 우수성이나 효과성, 가성비 등을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안심소득 시범사업' 1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심소득을 지원받은 가구 중 21.8%가 근로소득이 증가하는 등 안심소득은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기존 기초생활제도와 비교해 안심소득이 탈수급 비율이 높은지는 비교할 만한 명확한 통계가 없다.
한편 오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박원순 시장이 펼쳤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느라 임기 초반을 소모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오 시장은 "보궐선거부터 합해서 (서울시장) 임기가 3년 정도 지났는데 처음 1~2년은 전임 시장 시절 잘못된 길을 갔던 걸 다시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에너지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실정 중 하나로 주택 정책을 꼽았다. 그는 “아쉬운 것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재개발과 재건축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다"며 "속도 조절을 해가면서 꼭 필요한 분들에게 물량을 공급하는 업그레이드된 주거 정책을 펼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황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