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4일 시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초고난도)문항' 배제 방침이 유지된다. 하지만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졸업생 등 N수생이 늘어나 변별력이 높은 문항이 다수 출제되는 불수능 관측이 나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다음 달 1일 '2025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계획'을 공고한다고 30일 밝혔다. 평가원은 "지난해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교육 범위에서 적정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세부계획에 따르면 올해 수능도 2022학년도부터 도입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국어와 수학, 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이며,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총 17개 선택과목 중 최대 2과목을 고를 수 있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다. 한국사는 필수영역이라 모든 수험생이 응시해야 한다. EBS 수능교재 연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0% 수준을 유지한다.
응시 원서 접수 기간은 다음 달 22일부터 9월 6일까지다. 정답은 11월 14일 수능 이후 5일간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같은 달 26일 확정된다. 성적 통지는 12월 6일이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변별력 있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킬러문항을 배제한 지난해 수능은 전 과목 만점자가 1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어려웠다. 지난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수능 체제가 현 9등급제로 바뀐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을수록 시험이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 영역도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4.7%에 그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적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처럼 킬러문항이 사라진다고 해도 수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아무리 평가원에서 조정을 해도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수능에 대비해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과 무전공 확대도 수능 난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지난해보다 1,509명 늘렸다. 수도권대와 국립대의 전공자율선택(무전공) 모집 인원도 3만7,935명으로 2024학년도(9,925명) 대비 3.8배 증가했다. 이에 올해 수능 N수생 급증이 예상된다. 입시업계는 학력 수준이 현재 고3보다 높은 N수생이 늘어나면 당국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난도 문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한다.
의대 증원이 확정된 후 처음 치러진 6월 모의평가(모평)도 어려웠다는 평이 많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6월 모평을 치른 졸업생 및 검정고시 응시자는 8만8,698명(18.7%)으로 지난해보다 398명(0.5%) 증가했다. 2011학년도 6월 시험(8만7,060명) 이후 가장 많이 응시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증원과 무전공 확대 등 입시전형이 바뀌면서 과거 입시결과를 참고할 수 없게 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6월 모평 결과 등을 토대로 출제당국이 변별력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