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물론 첫 TV토론에서도 밀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교체론'이 제기됐지만 민주당 주류 인사들은 일단 '바이든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나서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주장을 일축했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롤리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유세 현장에 '투표'(VOTE)라는 글자로 뒤덮인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남편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여사의 의상 선택은 '남편의 대선 도전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바이든 여사가 그간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의상을 입는 것을 극도로 꺼려온 만큼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례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NYT는 "(패션 정치를 통해) '남편의 고령 논란이 아닌 어떤 것으로든 세간의 관심을 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평론가들에게 (거절) 신호를 보냈다"고 짚었다.
실제 바이든 여사는 전날 유세장에서 "'조'는 진실을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는 거짓말을 거듭했다"며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7일 열린 미 대선 1차 TV토론에서 말을 더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계속해서 대선 레이스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바이든 여사의 행보는 그가 남편의 핵심적인 정치적 조언자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다. 이번 후보 교체론 국면에서도 바이든 여사는 남편의 자진 사퇴를 설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인사로 꼽힌다. 다만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여사의 발언은 남편이 사퇴하도록 설득할지 궁금해하던 사람들에게 ('노'라는) 분명한 대답을 줬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직 대통령들도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 사격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엑스(X)에서 "(때로는) 나쁜 토론을 하는 밤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싸운 사람(바이든 대통령)과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장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바이든이 더 나은 후보임을 부각하며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한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X에서 "조 바이든은 3년간 탄탄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11월에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