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취재하는 남성 기자들이 카카오톡 대화방(단톡방)에서 동료 기자와 정치인 등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한국여성기자협회가 28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자체 파악한 피해 현황과 미디어오늘 보도 등에 따르면 국회와 대통령실 등을 출입하는 남성 기자 3명이 최소 8명 이상의 기자와 정치인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외모 품평을 비롯해 피해자들이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이 다수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개인의 품격과 존엄을 훼손한 명백한 인권침해로 사회적으로 용인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취재현장에서 함께 뛰는 동료 기자와 취재원을 성희롱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마땅히 지켜야 할 기자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기자협회는 "강한 분노와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여성기자를 동료가 아닌 성적대상으로 여기는 행위가 용인되지 않도록 소속 회사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가해자들에 대한 확실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침묵이나 방조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게 만드는 또 다른 가해행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마땅한 보호를 받아 어떠한 경우에도 2차 피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국회와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서로 다른 매체 소속 남성 기자 3명이 단톡방에서 동료 기자와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촬영하고 외모 품평을 하거나 성적인 조롱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주로 여성 기자와 여성 정치인이 대상이었지만 남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