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7월 15일)이 이 주일 넘게 남았지만 간편식 시장에서 삼계탕 등 보양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예년보다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염소전골 등 일부 보양식은 봄부터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고 외식 물가도 치솟으면서 간편 보양식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28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1~25일 기준 '올반 삼계탕 간편식'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2021년 18만 개였던 올반 삼계탕 판매량은 2022년 22만 개, 2023년 38만 개로 뛴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전망한 올해 판매량은 55만 개다.
편의점 GS25가 집계한 올해 2분기(4~6월) 간편 보양식 매출도 전년보다 380.5% 증가했다. 봄부터 간편 보양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편의점 제품치고 고가인 염소전골(1만5,900원)이 올해 2월 출시한 이후 인기를 끈 게 간편 보양식 매출을 껑충 끌어올렸다. 롯데홈쇼핑도 구독자 90만 명인 유튜버 '영자씨'와 협업한 '진국 삼계탕'을 20일부터 라이브 방송, 유튜브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삼계탕 등 간편 보양식이 성수기인 7, 8월을 맞기도 전에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①더위 ②고물가 ③품질 개선이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4월은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찍히는 등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 또 이달 1~20일 폭염 일수는 2.4일로 같은 기간 1991~2020년 평균인 0.6일보다 네 배 많았다.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간편 보양식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외식물가도 간편 보양식 수요를 키웠다. 한국소비자원 집계 결과 4월 서울 기준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6,885원이다. 반면 올반 삼계탕 가격은 절반인 8,000원 안팎이다.
갈수록 좋아지는 품질 역시 간편 보양식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과거 상온 제품 위주였던 간편 보양식은 본연의 맛과 재료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냉동·냉장 제품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신세계푸드, 롯데홈쇼핑이 내놓은 삼계탕은 냉동, GS25가 파는 보양식은 냉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른 폭염, 높은 물가로 먹기 편하면서도 합리적 가격대의 간편 보양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가열 처리를 거쳐 재료가 흐물흐물해지는 상온 제품과 비교해 고품질을 유지하는 냉동·냉장 기술 발달도 간편 보양식이 성장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