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흘 연속 오물 풍선을 띄워 보냈지만, 정부와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다만 군은 27일에도 추가적으로 오물 풍선을 살포할 경우 확성기 방송을 틀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심야에 부양하기 시작한 오물 풍선이 이날 오전 9시까지 180여 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70여 개는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으로 유입됐다. 합참은 "풍선의 내용물 대다수는 일정한 모양 및 크기로 세단한 낮은 품질의 종잇조각으로 위험한 물질은 없었다"며 "다만 적재물이 약 10㎏에 달해 풍선이 급강하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공세에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 있고, (개시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에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 확성기 방송을 그동안 중지하고 있었지만, 만일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24일부터 차례로 350여 개, 250여 개, 180여 개의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냈다. 내용물도 큰 변화가 없으며, 풍선 개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오물 풍선 1~4차 살포 당시에도 개수를 확연히 줄이다가 우리 군의 확성기 재개 방침 발표 이후 '잠정 중단'을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