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이 제주 지역 소방공무원들의 복지를 위해 소방관 회복지원차 기증 약속을 지켰다. 이날 기부는 13개월 전인 약속을 지킨 것으로 정 회장은 앞으로 필요한 곳에 더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제주 제주시 구좌읍 수소 수전해 실증단지 내 '탄소없는 섬'(CFI) 에너지미래관에서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버스 전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남화영 소방청장,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고민자 제주소방안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회복지원차는 현대차의 특장 버스인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개조한 것으로 재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휴식하며 과로와 탈진을 예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차를 말한다. 디자인, 설계 등 차량 제작 전반에 소방관들의 의견이 반영됐고 특히 이번에 전달된 회복지원차는 수소 전기 버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날 전달식에서 "제주는 수소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수소 전기버스 기증을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 수소가 제주도에서 주 에너지원으로 미래에 쓰일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도 하고 사업도 많이 벌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8대가 지원됐는데 전국에서 써보고 더 필요하면 당연히 더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소방관분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강원, 경북, 인천 등에 소방관을 위해 특수 제작한 회복지원차를 기부해 왔다. 앞서 정 회장은 2023년 3월 울산시 북구 울산북부소방서에서 열린 '제1차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 행사에 참석해 52억 원 상당의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 8대를 소방청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2022년 5월 출범한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주관으로 열렸는데 정 회장의 제안에 조현준 효성 회장과 ERT 의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호응하면서 성사됐다.
이번에 제주에 전달된 차량이 여덟 번째 차량이고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대구, 충북에도 2대를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회복지원차 외에도 소방공무원 복지와 안전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2012년부터 순직 및 공상 소방공무원 자녀 2,16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또 현대차·기아는 3월 소방청 및 자동차공학회 등과 협약을 맺고 전기차 화재 대응 소방 기술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재난 현장 소방대원의 신체나 심리 상태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회복지원차와 함께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