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중국에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공안 당국이 찾아가 조사에 나설 수 있다. 국가정보원은 중국 당국의 전자기기 불심검문 권한이 내달부터 강력해진다며 현지 체류자와 여행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국정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난 4월 26일 발표한 '국가안전기관 안전행정 집행절차 규정' 등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중국 공안기관은 국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내외국인 불문)에 대해 신체·물품 검사, 시청각 자료·전자데이터 증거 조사 및 수집 등을 할 수 있게 된다"고 공지했다. 검사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행정처분(행정구류 또는 벌금)도 가능하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중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에 대해 '국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 국민의 채팅 기록·이메일 수발신 내역·사진·로그인 기록 등 민감 개인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집하고, 구류·벌금 등의 신체·경제적 불이익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VPN을 통해 중국 내 사용이 금지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을 공개적으로 이용할 경우 불심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은 해외에서 인기 있는 다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교민들을 비롯해 중국 출장 또는 여행 중인 외국인들은 VPN을 이용해 해외 SNS를 이용해왔다.
'국가안전기관 안전행정 집행절차 규정'은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 및 데이터의 취득 등을 간첩행위로 정의한 이른바 '반간첩법' 개정안의 행정절차를 구체화했다. 관련 규정은 반간첩법을 근거로 중국 공안 당국이 의심 대상자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후 소유하고 있는 전자기기를 압수, 설치된 프로그램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현장에서 경찰증을 제시하고 즉시 압수·검사할 수 있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안전부가 '중국의 경제쇠퇴', '외자 배척', '민영기업 탄압' 등을 주장하거나 유포하는 것 또한 국가안보 차원에서 단속·처벌하겠다고 공표한 만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저장된 메시지 및 사진 등에도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지도자 및 대만문제 언급 자제 △중국 보안시설 촬영 금지 △중국 내 선교 및 포교 등 종교활동 유의 △시위 현장 방문 및 촬영 금지 △VPN 활용한 SNS 사용 자제 △불심검문 시 중국 법 집행인의 신분증 및 검증통지서 제시 여부 확인 등을 당부했다.
국정원은 "불심검문을 당했을 때는 중국 측 법 집행인과의 언쟁을 삼가고, 즉시 외교부 영사 콜센터 또는 주중대한민국 대사관이나 체류지역 총영사관에 알려 영사 조력을 받아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