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 부적절 편지' 박정현 교총 회장 7일 만에 사퇴

입력
2024.06.27 12:50
11년 전 고3 담임 때 제자에 '사랑한다' 편지
회원들 사퇴 압박에 "책임을 통감한다" 백기
교총도 "후보 검증 강화책 마련하겠다" 사과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박정현(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27일 사퇴했다.

박 회장은 이날 교총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전국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깊이 사죄드린다.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달 20일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에 당선된 지 일주일 만이다.

교총도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차기 회장 선거부터는 후보 검증을 강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밝혔다. 교총은 회장 선거 전까지 문태혁 수석부회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박 회장은 당선 직후 2013년 인천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할 때 제자에게 보낸 편지들이 공개돼 부적절한 처신 논란에 휩싸였다. 편지에는 해당 학생을 '나의 여신님'이라 부르거나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등 감정을 드러낸 표현이 다수 있었다. 당시 재학생들 사이에선 박 회장의 언행을 단순한 편애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회장은 이 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갔다.

교총 내부에서는 "박 회장이 안 물러나면 회원 탈퇴 운동을 벌이겠다"며 반발이 일었고 교총 지역 회장단은 28일 긴급 대책회의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 지난 23일 박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학부모들도 가세하며 파문이 커졌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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