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희화화' 정청래, 지지층 아닌 국민 바라보길

입력
2024.06.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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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거친 언행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제 정 위원장을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입법청문회 등에서의 고압적 진행 방식을 문제 삼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국회 내 모욕 행위 시 처벌 조항을 신설한 소위 '정청래 방지법'도 발의키로 했다. 정 위원장은 "나도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나에게 쏟아낸 인신공격성 발언들에 대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국회가 정상화하자마자 민생과 무관한 정쟁에 헛심을 쓰고 있는 게 여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25일 법사위에서 정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설전은 국민의 낯을 화끈거리게 할 정도였다. 정 위원장과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은 상대방에게 "이름이 뭐냐"고 비아냥거렸고, 정 위원장이 의사 일정을 문제 삼은 유 의원에게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라"고 쏘아붙이자 유 의원은 "공부는 내가 더 잘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박하는 모습 등이 생중계됐다.

특히 정 위원장은 21일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도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현역 소장 등 3명에게 "반성하고 오라"며 10분간 퇴장 지시를 반복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적 의혹에 대해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들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 해도 증인을 향한 과도한 조롱과 모욕은 "속 시원하다"는 강성 야권 지지층의 환호를 받을 순 있지만, 진상 규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에서조차 정 위원장의 강압적 회의 진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 위원장의 거친 언행이 구설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4선의 중진으로서 여야 의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의석수를 앞세운 야당 주도의 입법 속도전보다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원활하게 이끌어야 하는 데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의 권위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싸우더라도 품격을 지키며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때 지지층은 물론 상대당과 다수 국민으로부터 평가받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