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경기 악화까지'... 자영업 연체율 2년간 3배 급증

입력
2024.06.26 19:00
취약차주 연체율은 10.2%
한은 "채무 재조정 적극 추진해야"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했던 지난 2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1 연체율은 10%를 웃돌았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24년 6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1.52%로 나타났다. 2022년 2분기 말 연체율은 0.5%에 불과했다.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 연체율은 3.96%에서 10.21%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0.56%→0.98%),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5.93%→ 9.97%) 대비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 수가 늘면서 전체 연체율이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대출 연체자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1억2,200만 원으로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22년 2분기 말(1억400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영업대출 연체자 비중은 같은 기간 1.57%에서 4.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대출 중 신규 연체자 비율도 2021년 말 0.47%에서 올해 1분기 1.52%로 뛰었다. 가계대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은은 "이번 금리 상승기가 이전에 비해 금리 상승폭이 가팔랐고, 서비스업 경기 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자영업대출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연체율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긴축 수준의 대출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신규 연체 대출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이 연체 상태를 상당기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

"매출 부진이 오래돼 빚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 제언이다. 또 "가계 및 자영업자 대출자의 소득 및 이자 상환 부담 등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 취약차주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대출자.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