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사건기록 이첩-회수 두고 분주했던 대통령실

입력
2024.06.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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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수사단 기록 경찰 이첩-회수 사이
안보실장, 안보실 2차장 등 집중 연락해  
윤석열-신범철 2차례 11분간 통화하기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한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직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군 수뇌부들과 분주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이 집중 연락한 전후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통화한 기록도 추가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이 사건기록 회수 등에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26일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신 전 차관 등의 통신기록(지난해 7월 28일~8월 9일)에 따르면, 국가안보실 소속 임 전 비서관, 임종득 전 2차장, 김모 대령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이후 군 관계자들과 여러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날은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해 임 전 사단장 등 8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기록이 경북경찰청에 이첩됐다가 회수된 날이다.

구체적으로는 김 대령은 낮 12시 51분부터 오후 6시 14분까지 김화동 전 해병대사령관 비서실장과 최소 3차례, 임 전 차장은 낮 12시 58분 임 전 비서관과 약 6분간 연락했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오후 3시 16분에는 신 전 차관과 20초간 통화하기도 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도 같은 날 오후 4시 59분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내선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2분 39초간 받았다.

이들이 이날 집중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건 윤 대통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박 대령이 사건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직후인 낮 12시~1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3차례에 걸쳐 18분여간 통화했고, 이들의 통화 전후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 전 비서관, 유 관리관의 연락 횟수가 부쩍 늘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후 7시 20분 경북경찰청에서 사건 기록을 회수했다.

게다가 당시 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이 직접 움직인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신 전 차관은 같은 날 오후 1시 30분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쓰던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8분 45초간 통화했고, 오후 3시 40분에는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분 36초간 통화했다. 윤 대통령은 다시 오후 4시 21분에 직접 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10초간 통화했다. 결국 사건 이첩과 사건 기록 회수 사이 윤 대통령이 움직이자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일사불한하게 움직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이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최동순 기자
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