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미국 전기차 회사 리비안에 7조 원을 투자한다. 한때 '테슬라 대항마'로 급부상했지만 최근 건설 중이던 공장 공사까지 중단시킬 정도로 자금난이 가중되던 리비안이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비안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50% 가까이 급등했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리비안에 총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키로 했다고 25일(현지 시간) 장 마감 직후 발표했다. 연내 집행될 초기 투자금 10억 달러는 리비안 지분 확보에 쓰이고, 나머지 40억 달러는 합작회사 설립에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신설될 합작사는 2030년 이전 첫 차를 시장에 내놓는 게 목표라고 한다.
리비안은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 드물게 양산의 벽을 넘은 업체다. 2021년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세계 2위까지 뛰어올라 '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적자와 자금 부족,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며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올해 1분기에만 14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냈고, 현금 보유고도 작년 12월 말 기준 79억 달러로 1년 전(116억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올 초 직원의 10% 이상을 내보내는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4월에는 조지아주에 짓고 있던 전기차 공장 공사까지 멈춰 세웠다. 착공 2년 만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거래에 대해 "테슬라와 비슷한 성공을 이룰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전기차 스타트업과 세계 2위 자동차 제조사의 특이한 동맹"이라며 "파트너십이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약점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소프트웨어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비안은 신차 개발과 양산에 필요한 현금 수혈 외에도 폭스바겐의 제조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기대에 힘입어 리비안 주가는 이날 장외거래에서 50%나 뛰어올랐다. 리비안 주가는 지난 한 해 49% 하락했는데 단 하루 만에 이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