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민 17명이 희생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리튬) 제조 공장 화재 사고에 큰 관심을 보였다. 희생자 다수인 '조선족' 노동자의 한국 산업계 내 역할에 주목하며 한국 정부의 성의 있는 사고 처리를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사고 이튿날인 25일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로 인한 중국인 사망자가 17명인 것으로 한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화재 원인과 한국 당국의 대응도 상세히 전했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사고 당일 밤 현장을 방문한 뒤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싱 대사는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다수의 중국 국민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마음이 슬프고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이 뼈아픈 교훈을 얻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공장 내 100명이 넘는 근로자 대부분이 중국 동북지역 출신의 30, 40대 조선족 여성이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소개했다. 뤼 연구원은 "한국 내 조선족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한국 노동자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며 "희생자 가운데 정식 노동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중국인이 있다면 사고 처리에 있어서 한국 측이 이들을 다른 한국인과 다르게 대우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 산업계의 중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크다는 점도 부각했다. 휴가를 낸 덕에 피해를 입지 않은 한 조선족 노동자는 현지 매체 신경보에 "우리(조선족)는 일자리를 소개해 준 한국 중개회사와 노동 계약을 체결했다"며 "한국인들은 공장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방위성TV는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1·2차 산업은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많은 한국 공장 소유주들도 외국인 노동자 없이 공장이 안 돌아간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