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된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으로 처벌 받을 위기에 놓였다. DMA 위반이 확정되면 애플은 수십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애플의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앱스토어 규정이 DMA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애플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빅테크 갑질' 방지를 위한 DMA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제재가 확정되면 애플은 지난 3월 EU가 DMA를 전면 시행한 이후 처벌 받는 첫 기업이 된다.
EU 집행위는 애플이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DMA에 따라 앱 개발자들은 고객들에게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을 안내하고, 대체 채널을 자유롭게 안내해야 한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앱 개발자가 고객들에게 관련 콘텐츠를 즐길 대체 채널을 자유롭게 안내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게 EU 집행위의 판단이다.
'가장 강력한 빅테크 규제'로 꼽히는 DMA는 빅테크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엔 과징금 비율이 매출의 20%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애플이 올린 매출은 3,830억 달러(약 532조 원)였다. 제재가 확정되면 수십조 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EU 집행위는 또 애플이 DMA 시행 이후 도입한 이른바 '핵심 기술 수수료'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애플은 DMA 시행에 따라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대신, 1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된 앱에 한해 앱이 다운로드될 때마다 0.5유로(약 750원)의 수수료를 앱 개발사에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DMA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왔다.
EU 집행위는 내년 3월 말 제재 수위 등 최종 결론을 낸다. 예비 결과를 통보 받은 애플은 이 기간 내 집행위에 반박 입장 등을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