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곽노정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을 돕기 위해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를 새로 만든다고 24일 밝혔다. SK㈜에서 반도체 사업 관련 의사결정 지원 업무를 해 온 송현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센터장을 맡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CEO인 곽 사장을 비롯해 네 명의 사장을 두게 됐다. 28, 29일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SK그룹 사업 재편 논의가 한창인데 대규모 조정이 예정된 에너지, 석유화학 계열사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조직 확대를 예고해 실적이 탁월한 계열사에는 보상이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코퍼레이트 센터는 CEO 직속으로 신설되며 전략, 재무, 기업문화, 구매 부문 등으로 나눠 전사 지원 조직 기능을 통합 조율한다. 회사 관계자는 "원래 곽 사장이 직접 챙겼던 사업 부문으로 코퍼레이트 센터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곽 사장이 최종 의사 결정하는 직제로 바뀐다"며 "이에 따라 곽 CEO는 애초 직속 관할로 챙긴 D램, 낸드 등 반도체 기술과 투자 부문 등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이 맡게 된 전사 지원 조직의 임직원이 수백 명에 달하는 만큼 이달 말 경영전략회의에서 SK하이닉스가 내놓을 사업 재편 방향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965년생인 송 사장은 2003년 SK텔레콤에 입사해 2012년 SK하이닉스에서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지냈다.
예고에 없던 SK하이닉스의 승진 인사는 최근 SK 계열사에서 임원 교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구성원 동요를 달래고 확실한 실적이 있는 계열사에 보상도 뒤따른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SK에코플랜트에서는 박경일 사장이 물러나며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이 대체 투입됐고 그룹 안팎에서 방만한 투자의 대표 사례로 꼽힌 SK스퀘어에서는 박성하 사장이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SK온에서 성민석 최고사업책임자(CCO·부사장)가 지난해 8월 영입된 지 10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다. 구성원 동요가 심화되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인사에 대해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