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꽂힌 구광모, 테네시 찍고 실리콘밸리 가서 짐 켈러 만났다

입력
2024.06.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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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 텐스토렌트 등 AI 생태계 확인
LG 북미 전진기지 된 테네시 방문해 전략 수립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3년 연속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의 LG 전진기지를 찾았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분야 혁신의 최전선인 실리콘밸리를 찾아 LG 외의 AI 전문 기업도 직접 찾아 AI 생태계 전반을 살폈다. 앞서 AI를 LG의 미래 먹거리 분야로 점찍었던 구 회장이 'AI 열풍'을 맞아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3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4일 동안 미국 테네시주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선 특히 LG그룹 외 사업장으로 AI 전문 스타트업을 집중 방문한 점이 눈에 띈다.


AI반도체·로봇 제조사도 방문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전문 설계업체(팹리스) 텐스토렌트에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만났다. 텐스토렌트는 지난해부터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과 전장용 AI 반도체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겨AI'도 방문했다. 브렛 애드콕 피겨AI 창업자와 만나 기술 트렌드를 듣고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원'이 구동하는 모습도 확인했다.

구 회장은 LG그룹이 운영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의 스타트업 협업 조직인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노바)도 방문했다. 두 기업은 구 회장이 LG의 새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외부 스타트업까지 방문해 AI 생태계를 살핀 것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가져와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2023년 8월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벡터연구소와 재너두연구소를 찾아 AI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도전과 도약의 빅 스텝 만들자"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 방문에 앞서 LG의 주요 북미 전진기지로 떠오른 테네시주 사업장도 찾았다. 테네시주에는 LG전자의 클락스빌 공장과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스프링힐 제2공장이 위치해 있다. 구 회장은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찾아 스마트공장 생산 라인을 살피고 미국 시장의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 등을 살폈다.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는 북미 전기차 시장 전망과 주요 고객사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인 2020년과 21년을 빼고 해마다 미국을 방문해 시장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직원들과 만난 총 여섯 차례 자리에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지속 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 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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