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대명' 추대하나... 김빠진 민주당 전당대회, 일극체제 거부감 커질라

입력
2024.06.23 15:40
이재명 연임 '결심'하고 이번 주 사퇴 예정
박용진 등 불출마… 이인영도 어려울 듯
당권 경쟁 치열한 여당과 대조적인 모습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하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른 국민의힘과 대조적이다. 출마하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인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다른 주자들은 줄줄이 출마 의사를 접었다. 이대로는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흥행은커녕 이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거부감만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이번 주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퇴 일정은 미정이다. 이 관계자는 "사퇴 시점을 두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나가야 한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가 구성되고 나가야 한다'는 등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야당 주도의 6월 임시국회가 고심하는 이유로 꼽힌다. 당초 이 대표는 21일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당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사건 청문회 개최를 이유로 일정을 한 차례 미뤘다. 이번 주도 25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의와 같은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6일 이후 이 대표가 사퇴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유력하게 제기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일극체제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와 맞설 경쟁자가 없어 전당대회가 사실상 추대나 마찬가지인 분위기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박용진 전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은 이미 출마 의사를 접었다.

그나마 5선 이인영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친명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당 전략기획위원장 민형배 의원 외에 친명계 김민석 한준호 강선우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 결과 리더십을 쇄신하는 전당대회가 오히려 이 대표 리더십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일극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고조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나무가 잘 자라려면 숲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대표는 혼자"라며 "아무리 이 대표라도 부담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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