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매각한다더니 사흘 만에 기업 공개? 앞날은 알쏭달쏭

입력
2024.06.21 20:00
연내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본격 상장 준비


국내 2위 식자재 유통업체 아워홈이 국내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맡은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뒤에 나온 발표라 상장 준비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아워홈 측은 경영권 매각과 상장을 함께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워홈은 2026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빠르면 올해 안에 기업공개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의 창업 정신을 따라 전 세계 식음 문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아워홈 도약을 위해 기업 공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실적 및 수익성도 긍정적인 만큼 IPO 추진에 탄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 1조9,835억 원, 영업이익 9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8%, 75% 증가했다.

아워홈은 최근까지 오너가 남매 사이에 경영권 분쟁을 치렀지만 구자학 선대회장의 장녀 구미현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 체제가 정리됐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인 18일 취임사를 통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경영권 이양"이라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매각 발표 사흘 만에 IPO를 추진하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아워홈 측은 경영권 분쟁을 온전히 매듭짓기 위해 매각과 IPO를 함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은 구자학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둘째 구 회장이 19.28%, 셋째 구명진씨가 19.6%,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각각 갖고 있다. 오너일가 네 남매의 지분은 98%에 달한다. 구 회장이 지분 구조상 다른 남매들과 손잡지 않으면 지분을 매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IPO도 동시 추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