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가 19일 유사시 상호 지원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데 대해 "일본을 둘러싼 지역 안전보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의 관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20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러) 조약을 설명할 입장은 아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될 수 있는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을 배제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 핵·미사일 계획 포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며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해 북한으로부터 조달한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북 제재 재검토를 주장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추진해 북한 핵·미사일 계획의 완전한 포기를 요구해 나갈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군사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언론들도 양국의 조약 체결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안보 위협이 더 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대만 문제에 북한·러시아 문제가 더해져 더욱 심각해진 상황인 만큼 한일 간 군사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북러 밀착은) 일본과 한국 입장에서는 북방 지역의 위협이 커지는 것"이라며 "북방 지역의 군사 충돌을 막을 억지력 강화가 필요하고 일한(한일) 방위 협력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짚었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해 온 러시아가 입장을 바꿀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는 2006~2017년 북한의 여섯 차례 핵실험을 '안보리 결의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