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기업만 성장성, 수익성 개선... 안정성은 다소 악화

입력
2024.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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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종, 대기업 중심 개선
중소기업 업황 개선은 아직"

1분기 외감기업(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회사)의 성장성,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업종과 대기업 업황 호조에 따른 것으로 중소기업은 개선이 더디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은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내고 외감기업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이 지난 분기 마이너스(-)1.3%에서 1분기 1.2%로 성장 전환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계·전기전자업이 호조를 보였다. 비제조업은 운임지수가 상승한 운수업과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하락률을 줄였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8%에서 5.4%로 개선됐다. 제조업은 기계·전기전자업과 고부가가치 선박이 매출 호조를 보인 자동차·운송장비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은 전력도매가격(매출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1년 전 대비 이익률이 늘었다.

한은은 그러나 성장성, 수익성 개선이 일부 업종,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데 주목한다. 1분기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5%에서 -6.9%로 감소폭이 확대됐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4.7%에서 3.8%로 둔화했기 때문이다. 강영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기업, 주로 중소기업 업황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안정성 지표는 다소 악화했다. 부채비율이 전분기 89.2%에서 92.1%로, 차입금의존도는 25.4%에서 25.7%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비이자부채, 그중에서도 미지급 배당금 중심으로 부채가 늘었다"며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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