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이 매매가격 끌어올려"... 다시 불붙는 서울 아파트값

입력
2024.06.20 14:12
13주 연속 상승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매매·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을 키우며 과열 우려를 빚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올라 13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전주(0.1%)보다 상승폭이 50%나 커졌다.

인천(0.06%)과 경기(0.02%)도 전주와 같은 변동률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서울·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0.07% 올라 전주(0.05%)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반면 지방은 전주에 이어 또 0.05% 하락해 수도권시장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매매·전세시장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17%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1년 넘게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턴 매주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처럼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자 매맷값도 자극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올랐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 성지로 통하는 노원·도봉·강북구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난달 집값 하락을 멈추고 매주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선 성동구가 0.35%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서초(0.31%), 용산(0.24%), 마포(0.23%), 송파(0.23%)구 등 주로 도심지역의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에선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체 수요로 인식되는 단지의 매도희망가격도 상승 중"이라며 "매도·매수 희망가격 간 격차로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매수문의가 꾸준히 유지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14일 기준)은 1만7,980건을 기록해 반기 기준 2021년 상반기(2만5,820건) 이후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 후반대까지 떨어지고, 전셋값이 뛰자 대출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다. 여기에 주택 공급 부족 우려까지 더해지며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지금은 매매시장이 살아난 게 아니라 수도권 전세 대란이 매매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세 대란을 풀기 위한 정부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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