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드라마 '유포리아'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제이콥 엘로디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몸과 교묘히 합성한 가짜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조작 이미지가 퍼지면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유명인을 표적 삼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목소리, 영상 등을 진짜처럼 합성한 것) 조작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 17일부터 엑스(X)에서 유포되기 시작해 이날까지 300만 회 이상의 총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영상은 브라질에 거주하는 19세 크리에이터가 17세 때 촬영한 영상과 엘로디의 얼굴을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NBC는 전했다. 이 크리에이터는 X 계정에 "완전히 내 영상"이라며 "딥페이크가 점점 더 소름 끼친다"라고 썼다. 그는 영상을 공유한 게시물을 일일이 찾아 댓글을 달고 삭제를 요청했다. 아직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이의 신원은 알 수 없는 상태다.
NBC는 "엘로디는 노골적인 딥페이크의 희생양이 된 최신 유명인"이라고 전했다. 올해 초에는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스위프트의 가짜 음란 이미지가 X에서 확산하면서 온라인이 발칵 뒤집혔다. X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테일러 스위프트' 검색 자체를 차단했으나 이미 3,000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한 뒤였다. 지난해엔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젊은 시절 모습으로 치과 보험을 홍보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행크스가 직접 "나의 AI 버전으로, 나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조심하라"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이 같은 딥페이크 조작 이미지가 유독 X에서 확산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X의 부실한 콘텐츠 관리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엑스는 2022년 말 머스크에 의해 인수된 뒤 직원 절반 이상을 내보내면서 콘텐츠 모니터링과 삭제 등 조치를 담당하던 팀을 해체했다. NBC는 "엘로디 조작 영상을 게재한 게시물 중 하나에는 '이 게시물은 규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는 경고가 붙어 있다"며 "이에 따라 공유는 할 수 없는 상태지만 여전히 볼 수는 있어 2만3,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