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돈에 어디 숟가락 얹나"… 박세리 父 논란에 손웅정 발언 재조명

입력
2024.06.20 10:00
손웅정 "자식 소유물로 생각하면 안돼" 
'도장 위조 의혹'에 "내가 아버지니까"
박세리 "만감 교차해... 더 단단해질 것"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47)가 부친 박준철씨와 금전 갈등을 겪으면서 축구선수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씨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씨는 지난 4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들이 용돈 안 주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식 돈은 자식 돈이고, 내 돈은 내 돈이다. 자식 성공은 자식 성공이고, 내 성공만이 내 성공"이라며 "어디 숟가락을 얹나"라고 말했다. 이어 "숟가락 얹으면 안 된다"며 "'앞바라지' 하는 부모들이 자식 잘됐을 때 숟가락 얹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다. 주도적으로 내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씨가 언급한 '앞바라지'는 "아이 재능과 개성보다는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기 판단에 돈이 되는 것으로 아이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는 "작은 부모는 자식 앞바라지를 하는 부모"라며 "큰 부모는 빠른 시간 안에 아이의 재능을 찾고 인생의 스타트 라인에 가져다 놔주는 게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축구를 시작하게 된 당시도 떠올렸다. 그는 "축구 힘들다고 세 번을 물어봤는데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그래, 너네 삶인데"라고 허락했다"며 "내가 낳긴 했지만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도 아들에게 '너 축구 시작할 때 난 너하고 축구만 봤다. 지금도 네가 얼마를 벌고, 네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도 너하고 축구밖에 안 보인다'라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박세리 父 "아버지니까 나설 수 있다 생각"

앞서 박세리가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만든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했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대전지검에 송치했다. 재단 측에 따르면 박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재단 도장을 위조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박씨는 "재단의 도장을 위조하지 않았으며 사업 시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동의만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11일 MBC에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느냐는 생각에 (도장을 사용했다)"며 "내가 아버지니까 나서서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부친과 갈등을 설명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한 기자가 "박준철씨나 어머니, 언니와 함께 했던 시간들 참 보기 좋았다. 이런 일이 있어서 참 안타까운데 그전에 막을 수는 없었는지 알고 싶다"고 질문하자 그는 1분가량 침묵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박세리는 "계속 막았고 계속 반대했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빠와 제 의견이 완전히 달랐다"고 털어놨다.

박세리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울컥한 이유에 대해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저를 알고 지내오신 기자님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에는 스포츠 스타를 길러낸 두 아버지의 발언을 비교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자식 돈은 자식 돈이라고 생각해야 가족 간 분란이 없다" "박세리 아빠가 손흥민 아빠 보고 배울 게 있을 것 같다" "자식 돈을 제 돈처럼 펑펑 쓰면 그것 자체로 아버지 자격이 없다" "돈 잘 버는 유명인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훌륭한 자식을 둔 엄격한 아버지들인데 박세리 너무 안타깝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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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