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침공 시 마약중독자 먼저 잡아먹혀"... 고교 홍보물 무슨 뜻?

입력
2024.06.20 06:00
법무부 대학생 서포터즈 제작 스티커
"마약 근절 필요성 알리려고" 밈 활용
"어설픈 B급" VS "학생 반응 좋을 듯"

'외계인 침공 시 마약 중독된 사람 먼저 잡아먹힌다.'

해당 문구가 적힌 마약 근절 캠페인 홍보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1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법무부 로고가 담긴 마약 근절 캠페인 홍보물에 교복을 입은 외계인 그림과 함께 해당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아는 분 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나눠줬다는데 법무부 작품이네요. 진짜 세금이 저렇게 사용된다니 미치겠네요"라고 했다.

해당 게시물에 "법무부에서 제작했다기엔 합성 같다", "충주시 공무원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한 것 같은데 어설프게 따라 해서 실패한 B급", "세금 낭비한 패러디물"이라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반면 "목표 청중인 학생들의 관심은 끌 수 있을 것 같다", "재밌어서 한 번 더 보게 된다" "요새 애들 대상으로 참신하다" 등 긍정 반응도 있었다.

해당 문구(외계인 침공 시 ○○○가 먼저 죽는다)는 2020년 한 다이어트 전단에서 시작된 인터넷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다. 이 전단에는 "와! 큰일이다! 오래 살고 싶다! 외계인 침공 시 살찐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후 "외계인 침공 시 귀여운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 "외계인 침공 시 락 안 듣는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 등 다양한 상황에서 패러디됐다. 스티커도 이 밈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홍보물은 법무부의 공식 마약 근절 캠페인이 아닌, 법무부 대학생 자원봉사단 '저스티스 서포터스'의 자체 제작물로 확인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봉사단은 지난 14일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예방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마약 관련 상식 퀴즈, 인식조사 등을 수행하는 동시에 마약 근절의 필요성을 쉽게 알리기 위해 밈을 활용하기로 했다. 스티커는 사비를 들여 제작했다. 당시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직원도 재밌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법무부는 "유행어를 모르는 국민이 접했을 때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극적 소재 및 표현이 담긴 제작물을 제작·배포하지 않도록 서포터즈를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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