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더 센' 헤즈볼라와도 싸우나… 전면전 현실화 땐 공멸

입력
2024.06.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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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이 군사시설 등 담긴 드론 영상 공개
"심리적 테러" 발칵… "지상군 태세 격상" 대응
미국 "모두에 이익 안 돼" 특사 급파해 상황관리

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레바논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전면전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시 충돌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확전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미국은 특사를 급파하는 등 상황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성명을 내고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며 "지상군 준비 태세도 서두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군사기지에 쇼핑몰, 상업항구까지…

이 발표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 내의 주요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무인기(드론) 영상을 이날 오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레바논 국경에서 남쪽으로 20㎞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 군사기지와 민간 주거지, 상업용 항구 등이 담겼다.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해당 시설들을 타격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북부도시 '하이파'의 요나 야하브 시장은 "헤즈볼라가 '심리적 테러'를 저질렀다"면서 "정부가 군사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헤즈볼라와 레바논에 대한 (군사) 규칙을 변경하는 시점이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헤즈볼라는 파괴되고 레바논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이 자국군 고위 장교를 사살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12, 13일 로켓 수백 발을 연이틀 퍼붓기도 했다.

"전면전 땐 이스라엘 대도시도 위험"

다만 전면전이 현실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 파국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대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약 13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란으로부터 무기 및 항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이라크·시리아에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고 짚었다. 하마스와 달리, 이란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이스라엘 중심부에 미사일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레바논 역시 재앙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처럼 민간인과 섞여 생활하는데, 이스라엘은 민간시설 타격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린폴리시는 "2006년 전쟁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은행, 학교, 정치기관 등을 타격해 국제사회 비난을 받았다"면서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축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지하 터널을 레바논에 건설해 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가자 상황은 일단 완화?

전황을 지켜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속내는 타들어간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중동 악재가 터질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나지브 미카티 총리를 만나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익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을 면담하기도 했다.

한편 가자지구 전황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IDF의 라파 지상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라파에 남아 있던 하마스 전투대대가 무력화돼 지상전 규모도 축소되리라는 예측이다. WP는 "소규모 하마스 잔당들은 여전히 게릴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덜 강렬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현종 기자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