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알루미늄 테이프를 이용해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으로부터 우리 어선들을 보호하는 실험을 시도한다.
인천시가 고안한 방법은 어선의 GPS 수신용 안테나의 옆과 아래를 알루미늄 테이프로 감싸는 것이다. 인천시는 어업지도선 인천201호의 GPS 안테나를 알루미늄 테이프로 감싸, 성능 실험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공위성 전파를 수신하는 GPS 안테나 옆과 아래쪽만 알루미늄 테이프로 감싼 것은 북한의 교란 전파가 수평 방향으로 발사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테이프에 전파 차단 기능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당 2만 원 정도면 설치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장치의 실제 효과는 북한의 교란 공격이 발생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측은 "전파 교란을 일으키는 장치를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데다 북한의 교란 공격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 효과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 상황에서 성능을 실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PS는 2만㎞ 상공에 있는 인공위성이 보내는 전파를 수신해 현재 위치를 알아내는 시스템이다. 전파 강도가 휴대폰의 100분 1 정도로 약해 인근에서 강한 출력으로 방해 전파를 쏘면 전파 혼신이 쉽게 일어난다. 북한은 주로 서해5도 인근에서 교란 전파를 수평 방향으로 발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조업 중인 우리 어선의 위치가 수십㎞ 떨어져 있는 곳으로 잘못 표시되거나 어장에 설치한 어구를 찾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다. 오국현 인천시 수산과장은 "우리나라 소형어선 항법장치는 GPS에만 의존해 북한의 전파 교란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성능 실험에 성공할 경우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백령도 앞바다에 떠있는 어선이 북한에 가 있는 것으로 표시되거나 연평도에서 바다에 설치한 통발을 찾지 못하는 일 등 조업에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