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투를 계기로 연일 포격을 주고받아온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 8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자 전쟁의 휴전 협상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북부 사령관인 오리 고딘 소장과 작전참모인 오데드 바시우크 소장이 전황 평가 회의를 진행한 뒤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상군 준비 태세도 서두르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전면전 경고도 나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전면전이 벌어지면 헤즈볼라는 파괴될 것이며 레바논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과도 싸워왔다. 이 가운데 헤즈볼라와는 거의 매일 포격과 공습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공습 과정에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 등이 사망한 것을 기점으로 양측 간 충돌이 더욱 고조됐다. 이후 헤즈볼라는 이틀 연속 수백 발의 로켓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공격 계획 승인이 본격적인 전면전을 위한 조치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의 키리야티 예비군 기갑여단과 226 예비군 공수여단은 최근 레바논 내 전투를 가정한 2주간의 훈련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양측의 확전 방지를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을 급파한 상태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충분히 오래 지속됐다"며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엔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등을 면담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채 5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미국으로선 양측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