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장 특보, 특혜 의혹에 문화재단 대표 내정설까지

입력
2024.06.18 15:00
박경귀 시장 임명 문화예술정책특보 
공모 절차 없이 공연·행사 총감독까지
수천만 원 용역비 받아 특혜 논란 제기
최근엔 문화재단 대표 내정설 나돌아

박경귀 아산시장이 임명한 문화예술정책특보가 공모 절차 없이 수천만 원의 용역사업을 여러 차례 따내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최근 이 특보가 아산시문화재단 대표 공모에 지원하자 내정설이 퍼졌다.

18일 아산시에 따르면, 아산시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에 특보 A씨가 지원서를 냈다. 공모엔 14명이 응모했다. A씨를 비롯해 6명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해 25일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통보하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결정한다.

하지만 아산시의회와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은 A씨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17일 시의회는 재단 대표이사 내정설과 각종 특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A씨에게 행정사무감사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A씨는 출석을 거부했다.

박 시장은 2022년 9월 A씨를 문화예술정책특보에 임명했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오페라 갈라콘서트와 지난해 1월 신년음악회에 자신이 관여한 작품을 유료로 섭외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성웅 이순신 축제와 △섬머페스티벌 △재즈페스티벌 등 시의 대규모 공연·행사 총감독에 선임돼 용역비 4,200만 원을 받았다.

A씨가 페이퍼 컴퍼니를 차려 아산시의 문화예술행사를 수주했다는 의혹도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김미성 아산시의원은 지난해 10월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 시장 특보 A씨가 경력이 없는데도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산시의 대표적인 행사 감독을 맡고 있다"며 "심지어 시는 A씨가 관여한 페이퍼컴퍼니와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특혜 의혹 제기했다. 김 의원은 "수의계약을 맺은 회사를 방문했으나, 주소지에 사무실은 없고 개만 짖었다. 가족관계인들이 나눠 먹은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아산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A씨를 둘러싼 특혜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아산시는 앞서 4월 A씨에게 성웅 이순신 축제 총감독을 맡기면서 용역비 2,200만 원을 쥐어 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A씨를 총감독으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공모 절차는 없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이런 가운데 A씨가 문화재단 대표에 지원하자 곧바로 내정설이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공모 절차 없이 총감독을 임명한 것은 지침에 따라 내부 평가로 결정한 것"이라며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엄격하게 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산시민사회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각종 특혜 의혹을 받는 인물이 아산문화재단 대표 이사에 선임되면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 되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라"며 아산시를 압박했다.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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