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재단을 통해 부친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골프 여제' 박세리(47)가 "아버지의 채무를 더는 책임지지 않겠다"며 공개적으로 고소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재단의 이사회 일원으로서 아버지 고소 결정에 참여했음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박세리가 만든 박세리희망재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단은 박세리의 부친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사업과 전혀 무관하다"며 "재단에는 어떤 피해도 없음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 김경현 변호사는 "박세리 부친은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는데, 나중에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고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조한 도장은 실제 재단 도장과 다르다는 것을 육안으로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재단 측은 이와 관련해 11일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올렸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 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며 "재단은 국제골프학교 설립의 추진 및 계획을 전혀 세운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어떠한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기자회견에 나선 박세리는 부친을 고소한 것은 자신과 재단 이사회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재단 이사장이 저 자신이기 때문에 이사회와 회의를 거쳐 그 자리에서 결의를 했다"며 "개인이 아니고 재단이사장으로서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해야 했던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고소 건은 부녀 갈등과 별도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며 "가족이니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선 조용히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채무를 한 번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관계가 올라오는 식이었다"고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또 "(고소와 관련해선) 아버지와 전혀 소통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으며, 이 사건이 있은 후부터 전혀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주니어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꿈꿀 수 있는 유망주들을 후원하는 재단"이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유망주들의 꿈이 꺾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눈물을 보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