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방북 일정 시작에 앞서 노동신문에 장문의 기고를 내며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북러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또한 '양측 연대의 역사'를 상세히 언급하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김일성, 김정일에 이은 '믿음직한 동반자'로 지칭하는 등 '김정은 체제'에 힘을 잔뜩 실어줬다. 노동신문 역시 환영사를 담은 사설로 화답하며 24년 만인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반겼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의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18일부터 예정된 1박 2일 방북에 의미를 부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평양에서 3시간 비행 거리의 극동지역 사하 공화국의 야쿠츠크를 방문한 뒤 오후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 압박과 더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등에 대항, 두 나라 간 상호이익에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군사, 경제 분야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기고문 서두에서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를 상세히 나열하며 변치 않은 우호 관계도 과시했다. 그는 "1945년 9월 소련군인들이 조선 애국자들과 함께 어깨 겯고 싸우며 관동군을 격멸시키고, 식민주의자들로부터 조선반도를 해방했다"며 "붉은군대의 조선해방을 기념하여 1946년 평양의 중심에 건립된 모란봉의 기념비는 바로 두 나라 인민들의 전투적우의의 상징"이라고 했다. '홀로서기' 중인 김 위원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북러 사이의 '노선 확신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하며 "국제관계를 더욱 민주주의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하여 밀접하게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도 약속했다.
노동신문은 장문의 푸틴 대통령 환영 사설을 1면에 싣는 것으로 푸틴 대통령 환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번 방북을 김 위원장의 외교 치적으로 포장하고, 국가의 이익 실현을 위한 협력 기대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에 대해 "세련된 정치실력과 강인한 의지로 사회와 인민을 단합시키고 국력을 강화하면서 강력한 러시아 건설을 승리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탁월한 정치가"라고 치켜세웠고,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께서 이룩하신 합의에 따라 지금 조로(북러) 사이의 접촉과 협조는 날로 강화되고 있으며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진이 이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