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기간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대장동' 관련 사건으로만 2021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에 이어 네 번째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17일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매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해 허위 보도하는 대가로, 책값을 가장해 억대 금품을 건넨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배임증재, 청탁금지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위원장에겐 같은 수법으로 허위 보도를 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가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의 지속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확인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위원장이 전문위원으로 있던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15일 나눈 대화 일부를 보도했다. 기사에는 김씨가 '윤 대통령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씨의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이 담겼다.
김씨가 당시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몰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대선 후보)에게서 윤 대통령 쪽으로 초점을 돌리기 위해, 신 전 위원장과 공모해 '허위 인터뷰'를 기획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또 그 대가로 김씨가 인터뷰 닷새 뒤 신 전 위원장의 저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세 권 값을 준다는 구실로, 신 전 위원장에게 1억6,500만 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2022년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혼맥지도' 책을 건넨 뒤 제3자에게 책이 흘러가자 "계약을 어겼다"고 정 전 원장을 압박해 5,000만 원을 받아낸 정황도 포착, 그에게 공갈 혐의도 적용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오랜만에 만나 사담을 나눴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두 사람의 소통이 이전부터 이어진 정황을 여럿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김씨가 2021년 3월 무렵 '언론재단을 신설한 뒤 신학림을 이사장에 앉히고 연봉 1억 원과 매달 1,000만 원 상당 법인카드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