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규모가 30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지에선 한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 분위기를 점치면서도 프랑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아 마지막 결과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수원에 따르면 황주호 사장은 12일 체코 산업부 장관이자 신규원전건설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장관을 만나 '준비된 한수원,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한수원, 체코의 최적 파트너 한수원'을 바탕으로 체코 원전사업 수주 의지와 역량을 강조했다. 13일엔 체코 현지 언론 대상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계자 400명이 '한국·체코 원자력 및 문화교류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 이하 원전을 최대 4기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체코 정부는 당초 원전 1기 건설에서 정책을 수정하면서 사업비 규모가 약 9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커졌다.
상대는 프랑스 전력공사(EDF)다. EDF는 영국 힝클리 1호기에 참여하는 등 유럽에서의 사업 경험을 통해 인허가에 유리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체코와 인접국인 만큼 육로로 이동할 수 있고 체코와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점도 긍정적이다.
한수원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수출한 APR1400의 파생 모델로 출력을 1,000㎿급으로 조정한 APR1000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3년에는 유럽전력사업자인증(EUR)도 땄다. APR1000은 건설 단가가 9조 원 안팎으로 EDF의 EPR1200(15조~16조 원)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체코 현지 매체 '경제저널(Ekonomicky Denik)'은 지난달 정통한 소식통들이 "덤핑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 한수원의 승리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체코를 세 차례 찾아 체코에서 원전 수주 의지를 다지는 등 EDF도 총력을 펼치고 있어 막판까지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체코 정부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7월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