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미 텍사스대 연구팀과 전고체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고분자 전해질이 상온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SK온은 이날 텍사스대 하디 카니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신규 고분자 전해질 'SIPE'(single-ion conducting polymer electrolyte)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전기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일렉트로케미컬 소사이어티'에도 실렸다.
SK온은 2020년부터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구디너프 텍사스대 교수팀과 리튬메탈 배터리 구현을 위한 고체 전해질을 공동 개발해왔다. 2023년 6월 구디너프 교수 별세 후 제자인 카니 교수가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고분자 전해질은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가 용이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는다. 전해질은 이차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물질로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로는 산화물계, 황화물계, 고분자 전해질이 꼽힌다. 다만 고분자 전해질은 산화물계나 황화물계 전해질보다 이온 전도도가 낮아 70∼80도 고온에서만 구동하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졌다.
SK온은 SIPE의 이온 전도도와 리튬 이온 운반율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분자 전해질 대비 상온 이온 전도도를 약 10배까지 끌어올렸고 리튬 이온 운반율도 5배 가까이 늘렸다. 리튬 이온 전도도와 운반율이 높아지며 배터리 출력 및 충전 성능도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750만 달러(382억 원)에서 연평균 180% 성장해 2030년 약 400억 달러(약 55조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개발(R&D) 중이다. 이 회사는 각각 2025년과 2026년에 파일럿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8년과 2029년에 상용화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김태경 SK온 차세대배터리센터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한 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