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투자 등락에도 정부 "내수 회복 조짐, 경기 회복 확대"

입력
2024.06.14 13:51
9면
기획재정부 '6월 최근 경제동향' 발표
5월 수출 '11.7%' 껑충… 호조세 지속
"방한 관광객 증가, 서비스업도 개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국내 수요 상황을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정부는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내수 회복은 하반기 경기 흐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6월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4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전(全) 산업 생산은 광공업·건설업·서비스업에서 모두 늘어 1년 전에 비해 3.1% 증가했다. 다만 재화 위주의 소매판매는 2.6% 떨어져 부진을 면치 못했다. 건설투자는 주요 제조업 공사가 재개되는 등 실적 개선으로 0.8% 올랐지만, 설비투자는 2.3% 줄며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소비자심리도 전월비 2.3%포인트 하락한 상황이다.

정부가 내수가 회복되는 조짐이라고 진단한 데에는 제조업 중심 수출 확대와 서비스업 업황 개선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선박 등에서 선전하며 전년 대비 11.7% 뛰었다. 산업활동동향에는 서비스업 소비가 집계되지는 않으나 이와 연계되는 생산은 2% 증가했고,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 1분기 잠정치에선 민간소비가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하반기 소비 회복세 확대를 전망한 바 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현재 내수 상황이 아주 밝다고 볼 수는 없으나 서비스업이 소매판매보다 먼저 개선되고 있고, 카드 승인액과 방한 관광객 수도 지속 느는 등 괜찮은 흐름"이라며 "수출 회복이 소득으로 이어질 것을 고려, 내수 회복 조짐 확산을 위해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가에 대한 진단은 보다 긍정적이다. 지난달 '굴곡진 흐름 속에 다소 둔화'됐다고 판단됐던 물가 상승세는 이번 달 '둔화'로 표현이 완화됐다. 4월 1년 전 대비 2.9% 오른 것으로 집계됐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2.7%로 상승폭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갈등 여지는 여전하나, 국제유가 하락세가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 등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 내수 온기 확산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수급불안이 우려되는 당근은 9월 말, 양배추는 10월 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배추·무는 1만5,000톤을 비축, 오징어·명태 등 수산물은 비축분 잔여물량 1,100톤을 이달 중 전량 방출하는 등 물가안정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