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에 죽음으로 항거한 충정공 민영환의 유서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국가유산청은 "대한제국의 외교관이며 독립운동가인 민영환(1861~1905)의 유서가 적힌 명함을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됐다고 13일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시대상을 살필 수 있는 전북 유생의 일기 '홍재일기'와 일제강점기 공장 합숙소 '미쓰비시 줄사택'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
'민영환 유서(명함)'는 2,000만 동포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유서가 적힌 명함이다. 민영환의 옷깃 속에서 발견됐으며, 마지막에 "결고(訣告) 아(我) 대한제국(大韓帝國) 이천만(二千萬) 동포(同抱)"라고 적혀 있어 동포들에게 남긴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유서가 적힌 명함은 봉투에 넣은 채 유족이 소장하고 있다가 1958년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홍재일기'는 전북 부안군의 유생 기행현이 1866년부터 1911년까지 45년간 작성한 일기로, 밝혀진 바 없었던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린 대규모 군중집회)의 일자를 '1894년 음력 3월 26일'로 명시했다. 당시의 물가 변동, 가뭄, 세금 등 지역사회 변화상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인천 부평구에 남아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三菱) 제강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합숙생활을 한 곳이다. 연립주택처럼 여러 호의 집이 줄지어 있어 '줄사택'으로 불렸다. 국가유산청은 "광복 후에도 도시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어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