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배우 김용건이 종편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척추관협착증’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원래 척추관협착증이 있었는데, 증상이 다시 나타나 응급으로 재수술했다. 통증이 심했다”고 했다. 응급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척추관협착증은 위험한 질환인가.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 척추 중앙의 척추관과 신경근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가 퇴행성 변화로 인해 뼈와 근육, 인대, 디스크, 후관절 등 모든 척추 구조물이 약해지고 흔들리는데 척추뼈를 붙잡기 위해 인대가 두꺼워지고 단단해진다.
이렇게 두꺼워진 인대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을 압박해 허리와 다리 등에 통증을 일으킨다. 하루에 몇 번이나 허리통증을 느끼고, 5분만 걸어도 허리의 뻐근한 느낌과 두 다리가 저리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해당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22년 177만7,263명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데, 전체 환자 중 60대 이상이 84.7%, 50대를 포함하면 96.2%에 달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노년기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셈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한다. 허리를 펴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마비되고 터질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만히 누워 있으면 증상이 사라지기에 자신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다.
증상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소염진통제·근육 이완제 등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되는 속도가 늦어지거나 수술해야 하므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주의해야할 때는 신경 마비가 생기고, 대소변이 조절되지 않을 때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이러한 마미증후군이 발생하면 응급상황으로 악화될 우려가 크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자칫 하반신 마비나 대소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 질환은 적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이와 함께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관리하면 척추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증상을 참다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된 뒤 치료하면 신경 마비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척추 질환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나쁜 자세와 비만, 운동 부족 등이 주요한 발생 원인이므로 이런 자세나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은 물론 다른 부위에 척추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허리 근력 강화 운동으로 유연성과 주변 인대,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